본문 바로가기
국제

일본을 보는 다른 국가들의 관점

by gracious man 2023. 4. 7.
반응형

한국은 중국의 위협으로부터 일본을 막아주는 방파제 역할과 대륙의 문물을 전해주는 역할을 해왔지만 대륙국가와 반도국가, 섬나라가 한 지역에 존재하며 교류했다는 지리적 특성으로 인한 것이며 따로 일본이 감사히 여기거나 신경 써야 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그와 별개로 정한론 등의 사상을 가지고 '일본을 겨누는 칼'이라고 주장하면서 한반도를 노렸던 전례가 있다.

전 세계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제국주의 시절의 일본이 아닌, 현재의 일본에 대한 대중적 인식이 나쁜 나라는 한국, 북한, 중국 외에는 별로 없다. 어차피 북한처럼 특별히 문제를 일으키는 나라가 아니라면, 원래 멀리 떨어진 국가들 간의 인식은 대체로 국력과 선진화도에 비례하는 편이다. 특히 일본처럼 문화, 경제 대국에 정치적으로도 제1세계의 핵심인 나라가 좋은 이미지를 갖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까놓고 말해 한국에서 형제의 나라 운운하는 터키도 세르비아 같은 동유럽 국가들이나 그리스, 아르메니아에겐 죽일 놈이고, 미국도 한국에는 시혜적인 동맹국이지만 쿠바처럼 18~20세기 미국의 경제적 종속을 당했던 중남미 국가들이나 중동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독일이 유럽에서 갖는 이미지 역시 한국인이 가지는 이미지 마냥 긍정적이지는 않다. 요지는 한국이 일본을 경계한다고 해서 세계의 다른 지역 국가들도 그래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일본의 세계적인 이미지가 좋다고 해서 과거 주변국들에 저질렀던 전쟁범죄에 대한 책임이 덜어지는 것도 아니며 친일 성향의 국가들도 구 일제의 과거사와 관련해서는 분명히 선을 긋는다. 다만 어디까지나 각자의 입장에서 평가가 나오는 것이고 사안에 대한 관심 크기가 달라지는 것이다.

일본과 마찰을 빚고 있는 국가는 우리나라 외에는 북한, 중국과 러시아 정도인데 각각 독도, 센카쿠 열도, 쿠릴 열도의 영토 분쟁이 현재진행형이라는 공통 분모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북중러 모두 본질적으로는 반서방 국가이며, 특히 북한은 한국과 국가 정체성을 두고 다투는 주적이기 때문에 진영 논리상 일본이 북한과 서로 가까워지는 데도 한계가 있다. 게다가 러시아는 중국과 달리 한국과 같이 영토분쟁 지역을 실제로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며 무엇보다 주 활동 영역이 동북아가 아닌 중앙아와 동유럽이다.

실제로 최근 들어 일본은 러시아와의 경제적 교류를 통해 러시아와의 관계를 복원하려 힘쓰고 있다. 북한 문제로 인해 지지부진한 시베리아 횡단철도 연결사업을 일본이 홋카이도를 통해 연결하여 선점하려는 시도 뿐 아니라 북방 영토 역시 러시아의 어려운 경제 사정을 이용해 대규모 사업을 진행 중이다. 애초 러시아는 쿠릴열도가 문제인 것이니까. 일본이 러시아와의 관계에 공을 들이는 것 역시 일본의 생각으로는 한국과의 관계가 그간 미국과의 관계 강화를 통해 어느 정도 주도권을 갖게 되었으니, 이제 러시아와 관계를 강화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으며, 중국에 대해 실질적으로 견제를 할 수 있는 국가 역시 러시아이기 때문에 일본 입장에서 러시아와 관계를 강화하려는 것은 결과적으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일본의 의도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중국 견제의 경우 러시아가 반미라는 기치를 아직도 고수하고 있기에 일본이 친미 노선을 버리지 않는 이상 힘든 상황이다.

한국도 대러 관계에 힘쓰려고 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직접적인 접촉이 없는 이상 경제적 의도이다. 그리고 북한의 존재 때문에 일본에 같이 대항한다던가, 중국을 견제한다든지 하는 것은 힘든 상황이다.

그리고 미국 역시 중국에 대해서는 비난을 끊이지 않는 것과 비교해 러시아에 대해선 완화된 표현으로 언급하는 것만 봐도 오월동주 관계인 중국과 러시아의 연결고리를 끊기 위해선 러시아의 역할이 중요함을 미국 역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경제적 제재로 곤란을 겪고 있는 러시아는 중국에 북한처럼 천연가스의 몇십 년 채굴권을 내주며 중국에게 자금지원을 요청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자존심 강한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어떤 심경을 갖고 있을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위에서 언급한 반미 감정은 아직도 남아있다. 사실 이렇듯 러시아와 중국은 중소 국경 분쟁과 같이 사소하게 다투면서도 미국에 있어서는 연합하는 사이라 자존심으로 어쩔 관계가 아니다. 독일의 정치인 빌리그란트이 유명한 그리고 훌륭한 말이 있다. "내가 상대를 컨트롤할 수 없다면 상대를 인정해야 한다"

반응형

댓글